절망속에서 피어난 한 줄기 빛
사실 스티키밤은 트리니들이 만든 첫 번째 서비스는 아닙니다.
스티키밤 이전에 티스플레이(Tisplay)라는 첫째 자식이 있었습니다.
티스플레이는 국내 최초 AR 후원이라는 의미가 있었지만 “기술만 앞서는 서비스는 실패한다”라는 값진 교훈을 저희에게 알려주었습니다. 서비스는 출시 3개월만에 클로징 
서비스 실패를 인정한 후의 내 모습
원래 스타트업의 첫 번째 서비스는 무조건 실패한다고 들었지만 막상 그게 내 일이 되니까 참 힘들었습니다. 열심히 준비한 서비스를 3개월만에 접는 결정을 하는 게 참 어렵더라구요.
그런데 더 힘든 일은 “다음 서비스는 뭘 해야 하는지” 결정하는 것이었습니다. 두 번째 실패는 용납할수도 감당할 여유도 없었으니까 다음 서비스는 무조건 성공시켜야 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평소 친하게 지내고 저희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주고 있었던 크리에이터 최케빈님이 한 가지 아이디어를 얘기해줬습니다.
시청자가 화면에 마음대로 이미지를 붙일 수 있는 후원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이전까지는 시청자가 방송화면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후원 종류가 없었습니다.
케빈님은 “시청자가 원하는 위치에 재밌는 거 붙일 수 있으면 진짜 좋을 것 같다”라고 하면서 넌지시 아이디어를 알려줬습니다.
아이디어 괜찮은데? 해보자! 진행시켜 ㅋㅋㅋ
어떻게 검증할 것인가?
케빈님이 좋은 아이디어라는 원석은 주었지만 그걸 잘 다듬어서 보석으로 만드는 것은 또 다른 영역이었습니다.
먼저 서비스의 핵심 컨셉을 검증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시청자들은 과연 화면 원하는 위치에 무언가를 붙이고 싶어할까?
실제로 개발을 하려면 긴 시간과 개발 리소스가 투입되야 하기 때문에 개발 전에 미리 고객 반응을 확인하는 것이 필수적이었습니다.
아이디어를 검증하는 여러 가지 테크닉을 알아보고 지금 우리에게 가장 잘 맞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고민했습니다.
컨셉 영상
다양한 케이스를 살펴보고 공부하던 중에 드롭박스가 아이디어를 검증한 방법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드롭박스는 처음부터 파일 싱크(file sync) 솔루션을 개발한 것이 아니라 약 3분 가량의 시연 동영상을 제작해서 사람들의 반응을 테스트했습니다. 영상에는 앞으로 개발될 드롭박스의 기능이 담겨 있었고, 영상이 공개된 지 하룻밤 사이에 회원수는 5천 명에서 7만 5천명이 넘었습니다.
드롭박스의 전설적인 데모 영상
드롭박스의 케이스에서 영감을 받아서 스티키밤의 초기 컨셉을 영상으로 만들었습니다.
기존 방송 영상에 프리미어 프로를 이용해서 재미있는 짤을 추가하고 마치 시청자가 후원으로 보낸 것처럼 연출했습니다.
데모 영상을 만들고 나서 팀원들에게 공유했는데 한결같이 재밌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이제 실제 고객의 반응을 만날 시간이었습니다. 인터넷 방송과 관련된 다양한 커뮤니티에 데모영상을 올리고 유저들의 반응을 기다렸습니다. 10분마다 새로 고침을 하면서 떨리는 마음으로 댓글을 모니터링했습니다.
다행히 커뮤니티 반응은 충분히 긍정적이었습니다. 새롭고 참신한 컨셉이라는 반응이 대다수였고 재미있는 짤방 붙이면 좋겠다는 의견도 많았습니다. 
유저 인터뷰
추가적으로 티스플레이를 사용했던 트위치 스트리머분들을 대상으로 스티키밤 컨셉 영상을 보여주고 유저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티스플레이보다 훨씬 좋은 것 같아요. 시청자가 자유롭게 위치 지정하고 짤 붙일 수 있으니까 진짜 재미있을 거 같아요. 출시하면 꼭 알려주세요!
트위치 스트리머분들도 스티키밤 컨셉에 대해서 굉장히 긍정적으로 피드백을 주셨어요 
사실 티스플레이 때에는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이셨던 분들이었는데 스티키밤은 완전히 반응이 다르시더라구요.
유저 인터뷰 이후에 서비스에 대한 확신이 생겼습니다.
충분히 해볼만한 서비스다. 적어도 망하지는 않을거야!
서비스 이름 짓기
서비스 핵심 컨셉을 가지고 있었지만 아직 이름을 정하지는 못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Blackbean이라는 프로젝트명으로 업무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프로젝트명은 보통 아무렇게나 붙이는데 그날 짜장면이 먹고 싶은 팀원이 있어서 Blackbean이 되었습니다 ㅎㅎ)
좋은 서비스 컨셉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는 멋진 이름이 필요했습니다.
마침 제 친구 중에서 브랜딩 회사를 운영하는 친구가 있었는데요.
내부 논의 끝에 전문가에게 브랜딩과 네이밍을 맡기자는 결론이 내려졌고, 바로 스토리텔링 컴퍼니 블랩에게 작업을 의뢰했습니다.
스티키밤 이름을 만들어주신 스토리텔링 컴퍼니 블랩
저희는 서비스의 핵심 컨셉과 정체성을 블랩측에 전달했습니다.
특히 기존 후원서비스와의 차별점과 중점적으로 설명했습니다.
블랩에서는 총 4가지 후보안을 제시했습니다.
•
드립온
•
리드
•
스티키밤
•
쌉
각자 장단점이 있어서 선택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스티키밤(Stickybomb)과 쌉(SSAP) 두 가지가 최종 결선 후보가 되었습니다.
팀 내에서는 최종 선택을 어떻게 할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펼쳐졌습니다.
서비스 이름은 정말로 중요했기에 고민이 커져만 갔습니다.
격렬한 논의 끝에 최종적으로 “스티키밤”이라는 이름이 선정되었습니다.
쌉은 재미있고 B급 감성이 풍부한 이름이었습니다. 쌉도네 등으로 서비스가 재미있게 바이럴 될 수도 있구요.
다만 이름 자체가 너무 싼(?) 티가 난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쌉 자체가 유행어 느낌이라 유행이 끝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구요.
반대로 스티키밤은 서비스 핵심 컨셉을 충분히 잘 표현하면서도 재미있는 감성까지 살릴 수 있었습니다. 크게 유행을 타지도 않는 이름이구요.
그래 너로 정했어! 가라 스티키밤!
로고 만들기
서비스 이름이 스티키밤으로 결정되고 나서는 그에 맞는 로고를 만들었습니다.
귀여운 폭탄을 컨셉으로 잡았고, 폭탄 심지를 빨간색으로 표현해서 포인트로 표현했습니다.
고된(?) 디자인 작업 끝에 귀여운 스티키밤 로고가 탄생했습니다!!!
(일정이 엄청 빡셌는데 좋은 로고를 만들어주신 이화여대 디자인 인턴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를 ㅎㅎㅎ)
귀엽고 재미있는 스티키밤 로고
드디어 스티키밤 출시
서비스명과 로고를 만든 이후에도 5개월 간의 기획/디자인/개발을 거쳐서 2019년 11월 25일에 스티키밤을 런칭했습니다.
런칭 후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트위치 스트리머분들의 방송을 모니터링했는데요.
다행히도 스트리머/시청자분들이 잘 사용해주셔서 초반에 무사히 자리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마치며
이번 글에는 스티키밤 탄생 비화(?)에 대해서 말씀드렸는데요.
지금이야 재미있게 글로 쓰지만 서비스를 준비할 때는 부담감이 컸습니다. 
이제 스티키밤을 무럭무럭 성장시킬 일만 남았네요.
다들 스티키밤의 로켓 성장을 기대해주세요. 